2025년 3월부터 고등학교가 전면 고교학점제가 시행, 적용되었다. 고등학생 1학년이 대상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 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이다. 어떻게 보면 이상적인 교육과정 및 정책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015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무늬만 학생의 자율적 선택권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15개정 교육과정까지는 졸업요건이 출석이었던 반면, 고교학점제는 학점취득이 졸업요건이다. 표현의 차이일 수 있으나 의미상으로는 변화는 없다. 출석을 해야 취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며, 성취 수준 미달때에는 이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주기도 하여 졸업의 요건은 별 차이없다.
둘째, 등급의 완화(슬림화)이다.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를 하면 대학입학의 변별력은 사라지거나 떨어지게 된다. 9등급에서 1등급은 4%, 2등급은 7%, 3등급 12%...17%, 20%, 17%, 12%, 7%, 9등급은 4% 순이었으나 5등급인 경우 1등급은 10%를 차지하는데 과거 1등급과 2등급의 합산 비율과 거의 같다. 대학 입학처 관계자로서는 1등급의 학생 수준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은 다시 언급토록 한다.
셋째,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콜라캠퍼스) 운영의 실효성이다. 학교마다 개설하기 힘든 과목을 학교 간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공유하여 소수 학생도 선택하는 제도로 취지는 좋으나, 대학입시 측면에서 고려하면 이를 신청하는 학생이 있는지, 몇 년 후에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럼 문제점에 대한 대안은 있는가? 대안이라는 표현보다 개인적 의견을 제시하면, 먼저 국영수 주요과목은 9등급을 유지하고 진로(사회, 과학, 진로선택 과목 포함) 과목은 원점수 평가에 의한 9등급의 절대평가(등급, 등급별 분포비율)로 구분한다. 그리고 대학은 국영수 주요과목의 9등급(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급)의 상대평가와 진로 과목이 지원학과의 전공적합에 맞는 과목을 선택했는지, 절대평가 등급, 등급별 분포비율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에서 물리, 화학, 생명공학, 지구과학 과목 중 성적의 유불리로 물리는 선택하지 않은 학생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고, 소수인원이 선택한 과목에 대한 성적에 두려움이 없이 자연스럽게 전공적합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현행 입시제도 중 가장 많은 선발을 하는 수시의 교과전형의 경우가 가장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변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결국 (1) 대학별고사(제시문 면접, 심층 면접 등)가 부활, (2)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적용, (3) 교과전형의 종합전형화 등으로 예측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첨언을 하면, “고등학생 교과이수 과목의 대입전형 반영 방안 연구”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가 공동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계열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이 어느 과목이 필수과목이고 권장과목인지 발표한 자료가 있다. 다시 말해, 우리 대학교 OO학과에 지원하는 학생은 어떤 과목을 필히 이수해야 한다는 자료가 있기에 내가 설령 흥미가 생긴 과목이 있어도 대학입시를 위해서는 필수과목부터 신경써야 한다는 점이다.
한 번 더 결론을 내면 현 고1의 2028 대학입시는 더 힘들어졌다. 이것이 최종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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